달달맘의 바른생활
주어진 자리
달달한맘
2021. 4. 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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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람의 얼굴을 이루고 있는 입과 코와 눈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얼굴에서 제일 밑에 처져 있는 입이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
"맛있는 것을 먹어 힘을 내게 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내가 왜 늘 꼴찌에 있어야 하는거지?"
이번에는 얼굴 중심에 우뚝 자리잡고 있는 코가 우쭐거리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무엇보다 중요한 호흡을 할 뿐 아니라 어떤 냄새도 신통하게 잘 맡는 나도 중간밖에 있지 못하는데…"
그러자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이 자신도 할말이 있다는 듯 말했다.
"얘들아. 아마 너희들은 사물을 보고 살피는 내가 없다면 답답해서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할 걸?"
서로 불평을 이야기하던 셋은 뚜렷이 하는 일도 없이 얼굴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있는 눈썹에게 물었다.
"너는 우리보다 가장 높은 곳에서 잘난척 뻐기고 있는데 도대체 맡은 일이 뭐니?"
그러자 눈썹이 겸손하게 말했다.
"너희들 말을 들으니 내가 참 부끄럽구나. 나는 다만 중요한 일을 맡아 잘하고 있는 너희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자리를 열심히 지킬 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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